안녕하세요 코수술 10개월에 접어든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코수술 이전에 성형수술 경험은 없고, 코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어서 필러를 3회정도 맞았었습니다
재수술을 앞두고서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께 응원받는다면 용기가 생길것도 같고 또 코수술을 결심하신 분들께 생생한 후기가 도움이 될것같아서 글을 남깁니다
1. 상담
당시를 되돌아보면 코필러를 3회 맞은 상태여서 어느정도 컴플렉스가 많이 해소된 상태였습니다만 필러가 흡수되면서 코가 점점 퍼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코수술을하면 좀더 라인이 깔끔해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고 성형앱을 다운받아 후기를보고 코모양이 맘에드는 성형외과에 찾아갔습니다
상담 실장이라는 분이 예약금을 걸면 더 가격이 저렴해진다고 하시더군요
직장인이라 가격이 크게 중요하진 않았지만, 당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얼마 안되었을때라 전부 마스크를 끼고 출근하기 시작하는 문화가 자리잡힐 때였습니다. 제게 당시에 중요했던건 사람들 몰래 성형을 하는것이었기때문에(마스크 쓰고다니는 시기가 금방끝날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코수술을 코필러 맞는것쯤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다른병원에서 상담받지않고 바로 예약을 걸었습니다. 이것부터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2. 원하는 모양
원하는모양도 명확하진 않았습니다. 필러맞은 코모양이 맘에들기도했어서 이모양 그대로 좀더 깔끔한 모양의 코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원장님께 얘기드렸습니다
3. 수술..
수술실에 들어가자 제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실감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겉에서 화려하게 보이던 성형외과의 진짜 얼굴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따듯한 온도의 조명은 온데간데없고 수면마취를 위해 제 손이랑 발을 묶는데 무척 공포스러웠습니다
담당 의사선생님이 제가 잠든후에 들어오신다고 얘기를 전해듣고 페이닥터 얘기가 떠오르며 별별 생각이 다들더군요. 종교가 없지만 그순간만큼은 차가운 수술실 천장에 대고 무사히 이곳을 빠져나가게만 해달라고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수면마취가 안들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과 동시에 잠에서깼고 "엄마 5분만.." 이라고 중얼거리며 간호사의 부축과 함께 수술실에서 빠져나갔습니다
회복실에 들어가 누워있는데 마취때문에 몽롱한건 둘째치고 수면마취를 상당히 오래하고 있었던 탓인지 피가 안돌아서 정말 추웠습니다 몸을 덜덜떨고있자 간호사분들이 이불을 더 가져다주셨고 그렇게 수술이 끝났습니다
4. 수술 첫날, 둘째날
제가 태어나서 겪어본 것중에 가장 극심한 고통이었습니다 콧속의 털을 다 깎아놔서 먼지가 들어와 자꾸 재채기가 났고 코를 솜으로 막아두어서 입으로 숨을 쉬는것 때문에 목이 너무 건조해서 수시로 물을 마셔야 했습니다. 일반적인 형태로 물을 마실수 없으니 긴 빨대를 꽂아 목을 적셔주는데 뭐하는짓인가 싶더군요
잠을 자다가 입을 닫고 자서 숨이 막혀 깨기도 했습니다
5. 그리고.. 결과
아름다움을 위해 겪는 이모든 고통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철학적인 고민의 시간이 수도없이 지나가고 어느덧 만들어진코가 제 얼굴에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맘에 안들었죠. 제얼굴이 눈도 동그랗고 기존에 코도 작았는데 갑자기 코가 커지고 길어지면서 얼굴이 남성처럼 느껴지고 길어보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변사람들은 이전과 큰차이가 없다, 여전히 예쁘다 라고 답변해주었지만 본인만이 아는 내가 수년간 보아온 내얼굴이 점점 사라지는듯한 느낌이 들어 괴로움이 컸습니다
예전 사진을 보니 수술하기 전이 훨씬 자연스럽고 예뻤다는 생각이 한번들기 시작하자 심리적 고통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늘 밝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외적인 변화는 제 내면도 우울하게 만들더군요
어느 순간부터 거울보는것도 사진찍는것도 싫어졌습니다. 이렇게 살아간다면 내가 내린 한번의 오판으로 평생을 후회하며 살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재수술을 결심하게 됐고, 같은병원 동일한 담당의에게 수술을받기로 했습니다
6. 결론
코수술을 하고 나서부터 예전에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연예인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됐습니다
중요한건 외모가 아니었다는걸 깨닫게 된 계기가 우습게도 코수술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코모양으로 살아가지 왜 재수술을 하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현재 얼굴이 제얼굴이 아니라는 생각이 수도없이 들어서 이전의 제얼굴을 되찾고싶어 두려움을 무릅쓰고 다시한번 차가운 수술대에 오르려고 합니다
이번 수술을 마지막으로, 이제는 아름다운 내면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코수술을 결심하신 분들 모두 성공하시길 응원합니다